나는 나는 음악. 퇴장할 때 빛무리 속으로 달려가는 뒷모습이 아름답다. 빛으로 산화하는 듯한 퇴장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 삼연 모차르트!의 무대는 화려함과는 별개로 여운을 주는 아름다운 미장센은 없으나, 여기 이 순간만큼은 ‘미장센’이라 불러도 좋겠다 싶었다. 

* 오늘(6/19)까지 왼중오에서 모두 유심히 보았는데 역시 치우친 왼블에서 가장 아름다웠음을.

 

혼란. 끝으로 내몰리고 또 몰리는 그가 완전하게 벼랑 끝에서 웅크렸을 때, 그 작은 몸이 정면이다. 조금만 더 무릎을 움직이면 나를 향하여 곧장 추락할 것 같은 가여운 몸이 눈앞에 있다. 첫공 때 미처 각도에 대한 지각 없이 정면으로 맞닥뜨렸던 충격이 아직도 손끝에 감돈다. 그 충격은 두 번째 공연이었던 17일에서 오른 시야의 혼란을 만난 후 더욱 증폭되었지. 저렇게 모로 치우친 채 세상의 끝까지 몰렸던 것이었음을, 그 세상의 끝이 나의 눈앞이었음을 그때에서야 알게 되었어서.

 

크게는 이 둘. 소소하게는 피아노 치는 손가락이 어느 악장을 두드리는지 무척 잘 보이는 즐거움이 있었던 것.

 

이것은 아직도 첫공의 감상.. 신이시여 제가 둘이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