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수혈할 때. 2년을 연달아 만난 게 피부에 고스란히 남았는지 요즘 들어 자꾸 장면 장면이 생각난다. 시기도 딱 드라큘라 하던 날들이라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기억을 더듬어 가. 안돼, 싫어! 에서 단정하였던 미간이 질끈 미어지곤 하던 피날레, she의 혈기롭고 고풍스럽게 아름답던 왕자님, 프레시 블러드의.. 때때로 새로운 음의 창조처럼도 들렸던 혁신적인 강세들. 가로횡단.. 수! 많은 새! 생명, 장갑 벗으면 나타나던 작고 새하얀 손, 새빨갛게 흐트러지던 머리카락. 배우 김준수가 드라큘라라는 극 안에 심은 불멸에 가까운 '이미지'들. 빨갛고, 빨갛고, 하얀 것 같으면서도 새까맣던 모든 격정들.
기억 더듬다가 오늘치 할 일을 말끔하게 다 못 했어 ㅠ 근데 자꾸 생각나는 걸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