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뒤섞여 번잡하고 소란스러웠던 현장이 오빠의 밤양갱 후렴구에 이르러 진실로 고요해지던 그 마법을 잊을 수 없다 말할까. 아니면 벌써 세 번째 선포하는 잘생김 선언문이건만 매양 몸 둘 바를 모르는 저 한결같음을 어여쁘다 할까. 혹은 사쿠란보 챌린지가 어영부영하다 육쿠란보 될 성 싶자 동그랗게 보풀며 ‘또 해?’ 묻던 눈코입을 귀애하노라 할까.
특히나 간지러웠던 건 막간 쉬는 시간에서의 일. 팬서비스를 청하는 후배들을 향해 한껏 휘둥그레진 눈동자의 사랑스러움이 너무나 오빠다웠던 순간.
동그랗게 예쁜 저 얼굴을 좀 보라지. 대체 시아준수의 시아준수다움이란 무엇이기에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말쑥하게 웃는 얼굴이 이토록 어여쁜지!
조촘대며 일어나 건넨 인사. 선선하지만 담백하고, 흔쾌하지만 얼떨떨한 인사에서 묻어나는 그야말로 시아준수다움.
그 사랑스러움에 방점을 찍는 과자의 존재감. 대체 어떻게 하면 사람이 귀여움으로 세상의 균형추가 된단 말이람.
이어지는 건 끝 간 데 없는 귀여움.
영문도 모른 채 일단 장단 맞추고 보았으나, 인사 한 번으로는 쉬이 진화되지 않는 아우성. 거듭되는 청, 후배들의 응원, 창밖의 염원. 다시금 동그랗게 부푸는 눈. 돌파구를 찾는 시선. 애석하게도 녹록지 않은 5세대 아이돌로서의 라디오.
결국 창가의 인파 앞으로 다가오는가 싶었는데
다가오다 못해 너무 돌진해 버린 것이지.
창문 바로 앞이라 조명도 없는 사각. 와줬는데, 너무 와줘서. 거리로는 가장 가까웠음에도 오히려 흐릿해진 얼굴이 기함할 정도로 귀여웠던 건 찰나. 사방이 환한 곳에서 어둠을 스포트라이트 삼아 오빠가 웃던 순간 사랑스러움이 심장을 짓이기는 듯하던 그 느낌을 대체 뭐라 말할까.
쑥스러움에 파묻힌 얼굴, 어두워 흐릿한 와중에도 형형하기만 하던 팔자 웃음. 반문조차 허락하지 않는 그다움에 자잘하게 퍼지던 웃음소리.
저 어찌할 바 모르는 웃음을 따라 어찌나 웃었는지.
햇살 같은 미소 한 번, 볼하트 한 번, 팔랑팔랑 손 인사 또 한 번.
최선을 다해 심력을 끌어올린 후엔 조용히 당 충전에 열중하기 시작하는 진 쏙 빠진 뒷모습까지. 1시간 40분. 요정은 할 도리를 다하였다. 진정으로 시아준수가 시아준수하였던 사랑범벅의(혼신의) 라디오. 진짜 ‘아이돌’ 라디오.
세상 환한 그곳에서 오빠가 어둠을 조명 삼아 웃던 순간의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