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이 참 소중하다. 다음 공연이 7월 3일이라 무엇이든 여유롭게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곱씹을 수 있다는 게 좋다. 공연과 공연 사이의 텀 너무나 소중한 것.
7월 3일이 지나면 아더가 모차르트의 계절을 지나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걷기 시작한다.
신기했던 건 모차르트의 계절을 지나 완전히 스스로 서게 되자마자 완성형의 공연을 만난 것. 7월 3일을 보내고 온 7월 4일이었던 것.
7월 3일의 공연은 마지막 교차점.
오늘의 공연 좋았다.
7월 4일을 간직할 시간이 6시간 밖에 남지 않았어.
어제의 2막을 한 번을 더 못 듣고 공연장 가는 길.. 심장의 침묵 다시 듣고 싶어.
7월 4일을 기점으로 드림캐스트ㅡ김준수, 김소향, 장은아ㅡ의 지각변동이 있었음을, 7월 6일에 재확인했다.
7월 7일 홍콩시아의 날이네. 타란준수도 아더와 좋은 친구가 되었을 거야. 타란이 원탁의 기사 감이잖아.
모차르트의 인톡시, 죽음의 타란. 아더가 담긴 앨범도 올 수 있으려나.
7월 9일 공연, 곧장 새 드림캐스트의 날이잖아? 벌써 두근두근해.
아니 그런데 어제 새삼 수천년을 빛날 수 있게에서 랜슬럿과 기네비어가 아더를 나란히 부축해서 나올 때, 아더의 양옆으로 두 사람이 색을 맞춘 듯한 하늘색 커플룩인 거야. 거슬렸어.
김소향 배우, 시아준수를 흡수할 수 있는 배우. 그의 감정을 증폭시킬 수 있는 사람.
감정적으로 좋은 공연이었다. 김준수, 김소향, 장은아 세 사람이 만나면 항상 마음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다.
7월 6일 밤공에서 시도하여 7월 9일에 곧바로 완성해낸 〈혼자서 가〉 인트로 맞추기는 생각할수록 너무나도 천재적.
아더의 계절을 깨어있는 정신으로 살고 싶어서 커피를 마셔보기 시작했다. 아직 맛은 모르겠다.
오래전 먼 곳에서 리프라이즈. 오늘도 그는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우뚝 선 그녀는 무너진 그의 한쪽 무릎 앞에서도 버텨냈다. 그와 시선을 마주쳐주지도, 함께 무너져주지도 않았다. 혼자 울음하던 그는 꾸역꾸역 제 눈물을 수습하며 쓸쓸히 일어섰다. 혼자 울고, 혼자 무릎 꿇었다가, 혼자 일어서는 그를 보았다. 감정은 범람하지 못한 채 차디찬 벽에 부딪혀 단절되었다. 이것이야말로 ‘갈 곳 없는 이별’ 그 자체였다.
감정적으로만 말한다면 역시 7월 9일의 공연이 특별했다. 혼란씬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콘스탄체의 목을 졸랐던 모차르트 초연의 2월 4일과도 같고, 울음의 홍수에 말문 막혀 숨조차 이어가기 힘들어했던 모차르트 재연의 6월 22일이기도 하였으며, ‘차가운 암흑 속에 저주받은 내 인생’ 앞에 끝내 무너지고만 백작님이 무릎 꿇고 절규했던 드라큘라 초연의 8월 28일과도 나란한, 단 하루의 7월 9일이었다.
정말이지 샤향은 사랑입니다.
7월 9일과 이어지는 듯한 12일이었다.
마침내 후기가 공연의 진도를 따라잡고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장 가는 길. ٩(ˊᗜˋ*)و
7월 14일의 샤향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9일과 12일을 이어갈까, 매듭지을까.
좋은 공연이었다. 7월 9일의 시작, 7월 12일의 또 한 걸음을 모두 아우른 하루였다.
샤향은 매번 역사를 쓰는군요.
쓴 것들을 보면 나의 취향 참 한결같다..
기억해 이 밤 리프라이즈 완벽했다.
오늘과 같은 왕이 된다는 것을 또 들을 수 있을까요?
극복의 과정이 노랫말은 물론 쇠가 된 목소리에서도 느껴지는 왕이 된다는 것이었어요. 재능과 열정으로 일구어낸 극적인 가창이 기념비적인 단 하루를 만들어주었지요.
민경아 기네비어와의 이별에서 괜찮다고 오늘 느낀 점:
〈오래전 먼 곳에서 리프라이즈〉가 〈기억해 이 밤 리프라이즈〉를 압도하지 않는 것. 김소향 기네비어와는 비극이 된 사랑의 여파가 엔딩을 압도할 만큼의 진한 여운을 남기는 데 반해 민경아 기네비어와는 끝난 사랑도 ‘지난 역사’의 하나로 그칠 뿐이다. 덕분에 아더가 홀로 서는 엔딩에 집중할 수 있었다.
모쪼록 오빠는 이 밤 푹 주무시기 바라요. 원래도 더블캐스트 같은 스케줄이었지만 금주부터는 공공연하게 두 명의 아더만 남은 셈이니 부디 건강 보전하시기를.
도대체가.. 기록으로 남는 미디어홍보는 원캐스트인 양 혼자 도맡아 했으면서 막공을 벌써 하는 건 뭐고, 세미막공과 막공의 일주일 텀은 뭐람.
개인의 충격은 아랑곳 않고 역사는 흘러간다는 것. 멀린이 몰고 온 운명에 몸을 맡긴 이후부터의 아더가 늘 그랬겠지.
오빠..
오늘의 공연 어떻게든 완수해냈다는 듯 스스로를 다독이던 커튼콜의 눈
글썽글썽 반짝이며 잘했어, 준수야. 하는 것 같던 그 눈.
무대가 날 부른다면 소리를 다 끌어모아 저 무대 앞에 나 맹세하리
쇠가 되고 가루가 된 소리는 16일의 2막 단 하루이기를 바랐는데.. 꿋꿋하게 공연을 책임지는 모습에 바라보는 마음이 얼마나 시렸는지. 속상한 한편으로는 오늘의 무대를 헌사받는 관객이 되었음에 얼마나 영광이었는지. 소리도 오빠의 의지와 열정에 감복하는 것만 같았다. 눈물 없이는 말할 수 없는 7월 17일이었다.
아, 시아준수 목소리 하나로 어떻게 이렇게 세상을 다 가진 듯할 수가 있을까.
너무 기분 좋은 밤♡
좋은 공연이었다. 아니, 오케스트라만 제외한다면 완벽한 공연이었다.
확실히 샤신향일 때, 시아준수가 나서서 공연을 이끌어가기 보다는 동료와 나란히 발을 맞추어 가는 조화로움을 본다.
듀엣이 많은 이 극에서 절반의 무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동료와의 공연. 얼마나 든든할까. 모든 것을 계산하기보다 공연의 흐름에 우선 몸을 맡기면, 어김없이 따라와 같은 호흡으로 무대를 짊어지는 동료들. 그 안에서 한없이 자유롭게 운명을 누비던 아더, 그 모습이 참 좋았다. 좋은 공연이었어.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펜드라곤 남매’라 부르고 싶은 조합은 김준수-장은아이지만, 무대를 양분하는 배우 대 배우로서는 김준수-신영숙에게 끌리는 이유.
못 자..
일단 음향이 좋았어. 음향이 좋았다. 내 앞에 펼쳐진 이 길을 원없이 온전하게 바라고 원하던 소리로 들었어.
시아준수 콘서트 음향으로 내 앞에 펼쳐진 이 길 들을 생각하면 정말 신나.
아직 상연 중일 때에 그리워하는 감각은 마음이 벅찰 정도로 좋다. 조금만 참으면, 또 볼 수 있으니까. 막이 내린 후의 해갈될 수 없는 그리움과는 다르다. 그래서 지금 수요일의 공연을 기다리며 그리움을 쌓는 감각이 참 좋아. 아무리 쌓고 쌓아도 이다음의 정해진 만남이 파도처럼 덮쳐와 전부를 허물어줄 것이니.
7월 20일 공연은 내 앞에 펼쳐진 이 길 / 오래전 먼 곳에서 리프라이즈 / 기억해 이 밤 리프라이즈 모두 다 따로 써야할..
내가 바수니임을 실감하는 새벽: 공연을 보고 왔는데 왕이 된다는 것 내내 눈을 맞추어준, 그래서 마치 나를 향하여 불러주는 것 같았던 시아준수 눈동자만 기억나.
김소향 기네비어는 어떻게 그렇게 무대 위에서 예쁠까.
엑스칼리버마저도 운 오늘.
노래적으로는 6월 26일에 좋은 순간이 많았는데, 공연적으로는 6월 27일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