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엑스칼리버 앙코르, 2022. 1. 29 ~ 3. 13
내 앞에 펼쳐진 이 길과 심장의 침묵, 결코 질 수 없는 싸움의 ‘절정’을 조금도 도와주지 않는 오케스트라를 때로는 색슨족 처단하듯, 때로는 카멜롯을 북돋듯 이끌어가던 시아준수를 본다는 것.
찬란한 햇살에서 볼뽀뽀 대신 간지럼 태우기 공격을 받았던 샤아더, 반음 내려 불렀던 맞서 ‘기’ 위해, 천년의 검을 뽑고 스스로 놀라 ‘말도 안돼’ 벙긋대던 입모양, 멀린에게 아이 “같이 가!” 자던 반말, 넌 어려서 몰라도 된다니까 두 눈 동그래져서 ‘형은 어떻게 알아?’ 되묻던 순진함, 무릎으로 넘어져놓고 태연하게 비나이다 비나이다 외던 능청스러움, 더 길어진 파파파파팟팅, 자신 있지 아더? 아버지 뒷모습에 대고 망연하게 “뭐가 자신있어...”, 멀린 대체 왜 날 혼자 버려둔 거야 왜애애애애애애애!…
좋은 공연이었다. 재밌었어.
사랑해 오빠. 무대 위에서 진심으로 웃고 우는 얼굴을 향해서는 오직 그말뿐.
원미솔 음악감독이 복귀했다. 엑스칼리버 2막은 역시 원음감의 템포가 좋다. 극이 빠르고 짜릿하게 흘렀다.
앙상블이 몇 비어서 요 근래 눈에는 눈 rep에서 대형 맞추느라 정중앙에 서는 아더. 센터 요정님, 보기에는 예쁘다.
3월 5일에 강세가 꽤 많이 달랐던 부분들:
눈에는 눈 _ 모든 걸! 걸고! 싸워야 해
혼자서 가 _ 이 검만! 있다면 두렵지 않아
이게 바로 끝 _ 무너지는 꿈 이게!! 바로!! 끝!!!!
3월 5일의 이게 바로 끝은 굉장히 새로웠는데: 오빠가 노래하며 계속해서 목을 뚫어내려 하는 게 느껴졌고, 그렇게 하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강세를 넣으며 피치를 올렸으며, 오랜만에 복귀한 원음감과 맞추기 위해 제동도 없이 내달리는 박자까지 더해져서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것만 같은 조급한 박자의 “난이제형제도 아내도없다”가 탄생했다.
간만에 원 없이 오빠 보는데 귀신같이 잠이 오지 않는다.
세종은 세종이구나. 1열에서 찍은 사진도 너무 멀다.
재연 10월 29일 찬란한 햇살에서 웃느라 박자 빠르게 들어가버린 절.. 절망하지마! 너무 좋아해.
막공 맞이할 준비 끝.
댓글이 안 써져서 고장난 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