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8 ~ 6. 18
2023 데스노트는 사연이 아니라 '앵콜 공연'이라고 부르는 듯하다.
러닝 타임은 2022년의 삼연보다 10분 늘어난 170분이라고(!)
오늘은 데스노트 프로모션 차 컬투쇼 스페셜 디제이로 분한 오빠를 만난 날. 보이는 라디오 내내 상상 이상의 동그라미 얼굴로 동그랗게 웃는 오빠를 보았다. 선량하게도 그려진 이목구비를 귀엽게도 구겨가며 웃는데, 세상의 평화가 그 웃음 안에 전부 있었다. 좋았다.
비슷한 듯 달라진, 달라진 듯 비슷한 앵콜 샤엘의 말투. 분명 차분하고, 대단히 여유롭고, 괴짜같은 행동거지마저도 산전수전을 다 겪고 나서 터득한 대외적 이미지처럼 보인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노련미가 물씬 느껴지는 말투.
차분하게 내려앉은 진회색의 머리와 차분하고 여유로운 대사 톤이 참 잘 어울렸다. 각별히 조화로웠던 부분은 아마네 미사의 방을 수색했다며 조곤조곤히 할 말 다 할 때.
후기를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여건이 되지 않는군요..
변함없는 진실을 부르는 시아준수는 어쩌면 그렇게 대단한지. 익히 알아도 매번 감탄케 되는 경이를 경험한다. 단신으로 고요한 무대를 다 채우는 시아준수라는 감각을 선사받는 계절, 찬란한 봄이다.
또 또 그리고요. 오빠가 왜 그렇게 데스노트를 재미있어 하는지, 어째서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납득 완. 👌🏻
4월 1일. 앵콜 데스노트의 공식 개막일. 오빠 만나고, 코앞의 꽃구경도 다녀오고, 꽃구경하면서 오빠네 올려다보며 오빠 생각하고. 사쿠란보 생일 축하도 하고. 하루를 오빠로 가득 채운 날..♡
고은성 라이토랑 만날 때는 ‘고등학생’이라 하고, 홍광호 라이토랑 만나는 날에는 ‘학생이다’라고 하는 샤엘이 너무 귀여운 거예요.
“그걸 어떻게 알죠?” 형사가 묻자 대번에 한숨부터 쉬던 샤엘. 이걸 하나하나 떠먹여 줘야 한다니, 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이야기해주기는 하는데. 흥미로웠던 건 이야기하면서 점점 반짝이기 시작하는 눈동자. 태어나 처음 난난 적수를 생각하며 생기가 감돌던 그 얼굴이란.
이미 충분히 놀라고 있어요, 야가미 국짱님 하며 봉투 꾸깃하는 건 역시 서범석 소이치로와의 디테일로 가져갈 건가 봐요.
마지막 순간의 연기는 나날이 물이 오르겠죠. 늘 그랬듯이.
프리뷰 첫공 때는 “역시 난 틀리지 않았어!” 죽음 직후, 총격의 섬광이 지나가며 시간이 멎은 얼굴을 환하게 비추었을 때 눈물로 흥건했던 뺨이 가장 기억에 남았고,
앞선 두 번의 프리뷰와 정식 개막 첫공 때까지도 연이어 소름 돋게 하는 건, 라이토의 손길에 밀려 쓰러질 때 육신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조금의 미동도 없이 멈춰 있던 눈동자.
사랑과 평화의 요정
아니 이 차오르는 마음
5월 9일 화요일.
조금 많이 눈물 짓고, 기진맥진해졌지만.. 1막을 2막의 애드립으로 바꾸어 주던 오빠 얼굴, 그 목소리, 코 밑을 콕 찍던 손가락은 여전히 눈앞에 선명해요. 하나도 잊지 않을 수 있게 모두 끌어안고 잠들 거예요. 그래서 심장 안쪽에 영영 새겨두려고요.
사랑해요 오빠. 저 오늘, 오빠라는 존재만큼 거대하여 한 단어로 명명하기는 어려운 이 사랑의 형상을, 오늘만큼은 이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2023년 가장 처음 온 오빠의 새 뮤지컬은 데스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