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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불가능할 것 같던 이야기, 김준수를 만나다

일자 2016-08-17
일정 불가능할 것 같던 이야기, 김준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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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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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리안 그레이> 조용신 작가 인터뷰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를 소극장 연극으로 보고 매우 놀랐다. <도리안 그레이>는 원래 그의 ‘최애’ 소설이었다. 그 때 처음으로 이 작품을 뮤지컬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8년째 동거 중인 고양이의 이름도 도리안이다. 집에는 여러 종류의 도리안 그레이 원서 소설들과 관련 물건들이 있다. 그의 머리 속엔 늘 도리안 그레이가 있었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도리안 그레이를 찾는 일이 힘들었어요. 도리안 그레이가 없으면 존재의미가 없었죠. 배우가 연주도 하는 액터뮤지션 뮤지컬 <모비딕>을 할 때도 들었던 생각인데, 내가 지금 무대화가 불가능한 기획을 하고 있나 싶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대극장에서 이렇게 좋은 캐스팅으로 작품을 올리게 될거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씨제스에서 다음으로 작업할 창작뮤지컬을 찾고 있었고, 그건 김준수의 차기작을 검토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어요. 김준수의 도리안 그레이라는 명확한 카드가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김준수라면 무대 위에서 (도리안 그레이) 표현이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창작자들이 대극장 연출에 걸 맞는 이지나 연출님을 강력 추천했고 이지나 연출께서 이 작품의 유미주의를 무대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해내고(아름다움이란 주관적이지만요), 배우의 퍼포먼스, 장르적인 스타일 이를 테면, 안무라든지, 배우들의 표현력이라든지.. 대극장 언어에 맞게 만들어 나갔어요. 작품이 그렇게 틀이 잡히고 색이 입혀지고 대본과 음악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었어요. 전에는 작은 돛단배였다면 이제는 거대한 항공모함이 된 거죠”

    2013년 워크샵 때와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그때 만들어진 음악은 단 두 곡만 사용되고 다시 대극장 스테이지에 맞게 새로 쓰였다. 원작에서 도리안 그레이는 늙지 않는 젊음을 유지하고 그의 초상화가 대신 세월을 반영하는데, 당시에도 초상화 표현이 무대에 옮길 때 가장 어려운 대목이었다.
    워크샵에서는 피아니스트 신지호가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상징적으로 초상화를 표현했다. 하지만 작품이 커지면 이런 방식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지나 연출이 영상을 비롯해 여러가지 방식을 통해 표현해낸다. 체코에서 촬영한 영상들도 무대에서 사용된다.


    김준수이기에 가능한 도리안 그레이
    소설 속 도리안 그레이는 18년간 늙지 않는 완벽한 외모의 절세 미남이다. 김준수 이전에 어떤 후보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외모만 보면 노래가 안되는 연예인을 꼽을 수는 있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뮤지컬임을 포기 해야 하는 것이죠. 상상만으로 여러 캐스팅을 해볼 수 있지만 의미가 없는거죠. 아름다움과 젊음을 음악적으로 표현해내야 했어요”

    사실 조용신 작가는 처음부터 김준수를 생각했었다. 아직 극을 쓰지도 않았을 때, 도리안 그레이를 쓰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시절,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김준수의 토드를 보고 캐릭터 자체가 살아있는 느낌을 받았다.

    “도리안 그레이는 아름다움과 미의 화신인 동시에 불멸의 캐릭터에요. 많은 영감을 주는, 마치 그리스신화의 남자 뮤즈와 같은 캐릭터에요. 저는 당시에 도리안 그레이 창작에 몰입되어 있어서 무대에서 개성 있으면서 멋있고, 배우로부터 빠져나와 캐릭터 자체가 살아있는 느낌을 받으면 늘 도리안 그레이를 떠올렸어요”

    조용신 작가에게 내심 이런 생각이 있었으니 김준수가 결정되었을 때 쾌재를 불렀을 것 같다.

    “사실 많은 프로덕션이 김준수 배우를 원할 거에요. 단순히 그가 가진 티켓파워가 아닌, 그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어떤 남다른 에너지 때문 일거에요. 대극장에서 김준수만큼 펄펄 날아 다니는 배우는 많지 않아요. 김준수는 노래, 연기, 활력 등 강점이 많고 무대에서 발휘하는 매력이 엄청난 배우에요. <엘리자벳> 토드에서 느낀 어떤 새로움. 도리안은 그보다 더 좋은 캐릭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도리안 그레이, 무엇이 그렇게 그를 매료 시켰을까

    “남자 셋이 젊음과 아름다움을 논하는 작품이라니. 이런 작품이 어디 있겠어요, 독특한 소재라고 생각했어요. 원작이 난해한 건 사실이지만 공연은 전혀 어렵지 않을 거에요”

    “뮤지컬이 갖고 있는 주제는 연극과는 달라요. 뮤지컬은 공연을 보고 나서 힘을 얻어요(물론 다 그렇진 않죠) 대체로는 뮤지컬을 보고 오늘의 내가 좀 더 힘을 얻고 더 잘 살아야겠다는 에너지를 얻어요. 좋은 뮤지컬은 자신의 행복했던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소재를 갖고 있죠. 사람이 살다 보면 과거에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모두 겪지만, 지나고 보면 좋은 점을 더 많이 추억하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힘을 주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과거의 일이에요. 뮤지컬은 사람들에게 과거의 좋은 추억을 불러일으킵니다.

    도리안 그레이는 ‘젊음과 아름다움은 과거다’라는 전제에서 시작해요. 스토리가 적나라하게도 젊음 아름다움은 모두 과거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는거죠. 저는 도리안 그레이 속의 화가 배질에게 감정 이입을 해요, 아름다움을 경배하고 반응하면서 예술가 스스로가 아닌 아름다운 존재를 그리고 있죠.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 그런 원형들이 작품에 적나라하게 담겨 있어요.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면서 자기 자신도 생각해보고 과거도 생각해보고, 한창 젊고 아름다운 관객은 그들대로, 중년 관객은 그 나름대로 이 작품의 주제를 각기 다르게 느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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