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을 향하여 인사를 건네는 사랑의 준수
일자 | 2013-0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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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사진 |
일정 | 관중석을 향하여 인사를 건네는 사랑의 준수 |
연말 콘서트 이후 3개월여만의 공식적인 재회였다. 지나간 해가 그 마지막ㅡvol.1ㅡ까지 공들여 아름다웠던 만큼, 급작스럽게 찾아온 3개월의 공백은 실제 이상으로 더디게 흘렀다. 메마른 땅이 단비를 기다리듯, 시간을 삭이고 그리움을 견딘 끝에 다시 만난 3월의 17일이었다.
그라운드 위로 첫걸음을 디딘 그가 관중석을 향하여 왔다. 성큼성큼 쑥스러운 걸음을 내딛더니, 전에 없던 인사를 건네왔다. 꾸벅, 살포시 고개 숙여서. 수줍게 웃으면서.
이런 적은 여태껏 없었다. 무대에서는 무대에, 경기장에서는 경기에 언제나 충실하던 그였으므로. 이렇게 경기에 앞서, 먼저, 관중석을 향하여, 부러, 건넨 인사는 처음이었다.
아, 그건 마치 3개월여의 타는 듯한 그리움을 알고 있노라, 다독여 주는 것 같은 그였다. 나 혼자만의 그리움이 아니었노라고, 보고 싶었던 마음을 어루어만져 주는 전에 없던 마음 씀씀이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다림의 겨울은 한순간에 녹아내렸다.
열이레째의 3월, 비로소 찾아온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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