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 때는 무대 위의 그를 단 한 번도 모차르트라 여긴 적이 없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초연의 샤차르트는 결코 '캐릭터'라 할 수 없었다. 무대 위의 존재는 시아준수라는 생명 그 자체였어.
돌아오는 모차르트! 에서 오빠는 여전히 자기 자신일까, 아니면 '모차르트'가 되어서 올까.
이틀 후면 알 수 있겠지.
심란하군.
“인간의 가치는 지위로 평가할 수 없어. 내 영혼은 당신보다 위대할지도 몰라.”
“난 아무 자격도 필요 없어. 난 그냥 나요!”
이제는 사라진 이 넘버 이 대사를 향하여 오빠가 극 내내 달려가고 있다는 느낌을 오늘 받았다. 사라진 넘버가 극의 주제가 되는 아이러니 속에서 달리고 또 달리던 시아준수를 보았어.
오늘 하루를 넘긴 귀가. 일단 오늘의 기억을 안고 잠을 청하겠어요. 시아준수 사랑해.
아 하나 더. 오늘의 과몰입 증상 업데이트. 이제 김소현 남작부인만 보면 눈물이 나는 사람이 되었다..☆
오늘의 갑자기분위기훠이훠이가 자꾸 생각이 나. 기분 좋아 눈이 감기지가 않아.
7월 16일, 훌륭한 공연이었다.
잘츠부르크의 겨울 앙상블들 대사 사라지고 노래만 남으니까 멜로디가 경쾌해서 마냥 신나. 재밌어. 계속 듣는다.
오랜만에 여유롭게 쓰는 밤. 밤공기가 좋다. 오빠 덕이에요.
내 운명 필요해.
여유롭게 공연을 곱씹는 밤. 이런 시간이 필요했다. 공연 후에 소화할 시간. 충족될 때까지 되새기며 차근히 쓰는 시간.
7월 23일의 목요일. 그칠 기미가 없는 비처럼 그의 감정이 범람하였던 공연.
어제(7월 28일) 음향, 특히 2막의 음향. 현장에서도 그랬지만 정말 내 취향이다.
8월 2일, 다시 만난 이시목 아마데와의 나는 나는 음악. 무대 위에서 한사람처럼 공명하는 두 사람의 배우를 본다는 것, 감동적이었다.
이즈음 공연이 진행되고 나니 넘버 별로 선호하는 박자 내지는 선호하는 음감님이 생기게 되었지만, 8/5-8/7 연달아 다른 음감님과 함께한 얼마나 잔인한 인생인가는 이 모든 기호를 깨부수고야 말았다.
“이런 대작을 만들 때면, 외로움이 그 뿌리가 되는 법이야.” 대사를 길게 늘어뜨리는 문성혁 쉬카네더, 울먹울먹한 그를 위해 시간을 끌어주는 듯한 배려의 호흡이었다. 무대 위의 배우가 상대배우를 존중하고, 존중하는 만큼 아끼고 있음이 전해지는 이런 순간들에 매번 감사한다.
내 운명 미쳤어. ㅋㅋ
오늘 내 운명 사운드 감격이었다.
18일, 커튼콜이었다. 많은 말들을 전하던 눈을 계속 생각한다. 두 눈이 말로는 전할 수 없는 것들을 담고 있었다. 지금 무대 위에 서 있을 수 있음에 대한 감사, 다시 한번의 모차르트! 를 무사히 올렸음에 대한 안도, 눈앞의 객석을 향한 감격, 그러면서도 혹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으리라는 각오. 만감이 서린 눈동자가 1층을 훑고, 또 2층으로 오르며 반짝였다.
8월 19일 오후 1시, 8월 20일 목요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모차르트! 연장공연 중단이 공지되었다.
오늘과 내일, 단 두 번의 운명이 남았군요. 김준수 모차르트의 삶을 끝까지 따라가겠어요.
8월 19일의 커튼콜. 자체 막공을 맞이하여 하루 먼저 떠나는 배우들이 눈물을 훔치는 무대 위에서 따듯하게 웃는 얼굴을 견지하던 시아준수. 타이틀롤을 맡은 주연배우로서 이 극이 문 닫을 때까지 묵묵하게 밝게 행복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너무나도 내가 아는 시아준수라서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사랑해 시아준수. 사랑해 샤차르트.
마지막 세종 가는 길.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종연 후에는 늘 길게 잔다.
오빠는 단잠 주무셨을까요. 모차르트를 보낸 다음 날의 오빠가 무척 궁금해요. 모차르트만이 아니라 사실상 2월의 드라큘라부터 시작된 긴 여정을 끝내고 마침내 한숨 돌리고 계실 오빠, 아프지 않으셔야 할 텐데.
예정대로라면 막공을 앞두고 15분 전 안내방송이 울려퍼졌을 시간. 이제는 그저 오빠에게 편안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는 오늘.
내가 다시 한번 샤차르트의 계절을 살았었다니, 벌써 믿기지가 않아요.
샤차, 샤차, 샤차. 사랑해.
어제, 오늘, 내일. 모차르트 온라인 스트리밍의 날들. 우리 다시 만나는 중.
사랑해 샤차르트. 이 세상에 사랑한다는 말은 너에게만 하고 싶어.
이 계절의 기억들을 다시 읽자니 쉬카네더에서의 얼굴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졌다.
시아준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