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악함을 즐겨 봐” 결핍을 소란으로 감춘 빌런, 김준수의 비틀쥬스
| 일자 | 2026-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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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의 폭발적 에너지 '비틀쥰스'
김준수에게 이 역할은 첫 코미디 연기 도전이다. 2021년 한국 초연 당시 비틀쥬스 역을 제안받았으나 여러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고 이번 시즌에야 출연이 성사됐다. 정성화, 정원영과 번갈아 가며 무대에 오른다. 그는 특유의 개성적인 음색으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선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티켓 예매 사이트에는 '이런 거 안 하고 어떻게 버텼어 지금까지' '비틀쥰스(비틀쥬스+김준수) 최고'와 같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원작 영화에서 비틀쥬스의 등장이 제한적이었던 것과 달리, 뮤지컬에서 비틀쥬스는 작품의 구조 자체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극 전체를 이끄는 능청스러운 사회자이자 소동을 주도한 설계자로 시종 무대를 휘젓는다. 무대 체류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어 배우 한 명에게 요구되는 에너지 소모와 장악력은 절대적이다. 김준수는 빠른 호흡과 쉼 없는 동작으로 이름이 불릴 때만 존재할 수 있는 유령의 초조함과 불안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비틀쥬스는 전통적인 악당이라기보다 불리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가닿지 못하는 투명한 존재다. 김준수의 연기는 귀엽고 발랄한 악동의 인상을 남기면서도 캐릭터를 단순한 소동을 넘어 인정과 관심을 갈구하는 인물로 읽히게 했다.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말을 걸고 소리를 내며 존재를 증명하려는 비틀쥬스의 모습은 주목받기 위해 점점 더 자극적인 방식을 택하는 오늘날의 풍경을 환기시킨다. 약 40년 전에 만들어진 캐릭터지만, 타인의 호명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이 유령은 관심을 얻으려 선을 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의 빌런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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