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15.05.03
15.05.03
안 그래도 아까 영화 보면서 그날 생각이 났어요. 나는 팬미팅 티켓팅 중이었고, 오빠는 빌리를 보았고, 송이는 빌리를 보러 간 오빠를 보았죠. 왜인지 모르겠지만 날짜도 기억나요. 11년 2월 24일 오후 8시. 시아준수와 같은 공연장에서 같은 관객의 입장으로 나란히 앉아 같은 공연을 보는 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지만.. 나는 아마 평생 알 수 없겠죠. 내가 찾는 공연장은 오빠의 무대가 있는 곳뿐이니까.
연꽃
15.05.03
15.05.03
비슷하지만 다른 경험으로 감성여행 때 본인 영상을 보는 오빠를 보는데, 기회가 되어 오빠와 같은 공연의 관객이 되는 날이 온다고 해도 내가 오빠와 나란히 그 공연을 보는 일 같은 건 있을 수 없겠구나 싶었어요. 오빠는 공연을 보겠지만 나는 오빠를 볼 테니까 ^_;;
연꽃
16.02.20
16.02.20
'오빠와 나란히 같은 공연을 본다.'
연꽃
16.02.20
16.02.20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오빠가 내 뒤에 앉으셔서, 나는 앞을 볼 수밖에 없었다. 오빠를 돌아보면 꼭 눈이 마주치는 것 같아, 내가 오빠를 바라보는 시선을 오빠가 느끼게 될 것 같아서. 오빠를 살짝씩이나마 돌아보는 것이 허락되는 시간은 수상자가 호명되는 단 몇 초뿐이었다. 그마저도 온전히 볼 수 없었다. 무대 위의 오빠를 무대 아래의 청중으로서 마음껏 바라볼 수 있었던 평소와는 완전히 달랐다. 결국 나는 오빠와 같이, 오빠와 같은 시선으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았다. 말 그대로 오빠와 나란히 같은 공연을 본 것이다.
연꽃
16.02.20
16.02.20
시아준수와 같은 공연장에서 같은 관객의 입장으로 나란히 앉아 같은 공연을 보는 건 어떤 느낌이느냐 물었던 과거의 나에게 대답하자면: 타는 갈증 속에서 허기진 고통 속의 세월이었어. 고개만 돌리면 시아준수가 지척인데, 도저히 볼 수가 없으니까.
연꽃
16.02.20
16.02.20
동시에 시각을 제외한 온몸의 모든 감각으로는 기묘한 행복을 체험했다. 시아준수와 같은 공연을 본다는 건 놀랍도록 행복한 일이었어. 내가 웃을 때 오빠가 웃고, 나의 박수에 오빠의 박수가 섞여들며, 내가 듣는 음악 속에 오빠가 고갯짓으로 박자 맞추는 리듬이 있었으니까.
연꽃
17.02.19
17.02.19
다시 봐도 비현실적인 감각 생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