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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뮤지컬 비틀쥬스 김준수 라운드 인터뷰 04 - 일문일답

일자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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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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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은 하단의 출처에서 확인해 주세요!

     

    김준수2.jpg

     

    “출연 계약서까지 썼는데 도망가고 싶었던 적은 진짜 처음이에요.”

    뮤지컬배우 김준수가 그렇게 말하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김준수 입에서 '도망'이라는 단어가 사뭇 이질적으로 들렸다. 아이돌 그룹에서 뮤지컬 배우로 변신하고, 관객들의 쏟아지는 의심과 기대에도 정면으로 맞서면서 독보적인 입지를 쌓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중략) 이처럼 모험 가득한 '비틀쥬스'에 과감하게 뛰어든 김준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한 달 남짓 공연을 이어가는 소감으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산 기분”이라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캐스팅된 당시에는 나 또한 '이게 맞나?' 의아할 정도로 낯설었다. 그랬던 '비틀쥬스'까지 해내니 이제는 더 무서울 게 없는 기분이다”며 작품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하 일문일답:

     

    Q. 지난해 12월 16일부터 '비틀쥬스' 무대에 오르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3월 22일까지 공연하니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다. 우리나라에는 많지 않은 블랙코미디 장르 작품에 배우로서 처음 도전해봤다. 그간 항상 도전을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그 어떤 때보다 가장 결심을 크게 먹어야 하는 작품이었다. 그만큼 내게 캐릭터를 어울리게 만드는 과정을 치열하게 보냈다. 지금까지는 우려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아서 뿌듯하고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Q. 어떤 걱정이 그렇게 많았나.

    내가 원래 웃기는 걸 좋아한다. 농담도 많이 한다. 제 친구들 사이에서는 제가 개그맨이다.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하시네. 하하! 웃기는 걸 좋아하고, '개그맨분들이 이래서 개그를 좋아하는구나' 싶다. 내가 던진 농담에 사람들이 웃을 때 기분이 좋다.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 진지하고 멋진 척하는 역할을 할 때도 그 안에서 웃길 수 있는 요소를 발견하고, 애드리브로 웃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나름 타율도 높았다. 직전 소화한 뮤지컬 '알라딘'을 통해서 밝고 코믹한 캐릭터를 하게 됐다. 관객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가 참 듣기 좋더라. 사람을 슬프게 만드는 것도 좋지만, 뮤지컬 무대에서는 좀처럼 이런 코믹극이 없다 보니 웃고 즐거워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는 게 배우로서 참 힐링 받았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비틀쥬스' 초연 때도 제안을 받았다가 이번에 좋은 기회로 출연하게 됐다. 사실 안주하지 않고 나 자신을 깨 보고 싶은 마음,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 배역에 캐스팅됐을 때 나조차도 계약하고 나서도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의아했다. 그러니 관객들은 물론, 내가 뭘 해도 믿고 봐주는 팬들조차도 '엥?'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더더욱 탐이 났다. 내가 이것까지 해낸다면 무서울 게 없을 거 같았다. '엘리자벳' 캐스팅됐을 때 작품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욕을 엄청 먹었다. '드라큘라'도 중후한 매력을 표현하지 못할 거란 우려를 받았다. 그런 작품들을 만났을 때 내 스타일로 만들어 해냈다. 그런 식으로 항상 나의 한계를 깨 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김준수란 배우가 스펙트럼이 넓은 게 아니라 캐릭터를 똑똑하게 잘 고른다는 반응이 나오더라. 그만큼 잘해냈기 때문이라 생각하면서도 신경이 쓰였다. 그러니 '비틀쥬스'까지 해낸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생각한 거다. 그런데도 연습하면서는 '내가 너무 갔나?' 싶더라. 어떤 작품인지 알고 시작했으면서도 이렇게 욕도 하고, 우스꽝스러운 표정도 해야 하니 '이거 진짜 내가 잘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그 치열한 생각으로 임했다. 그런데도 민망한 장면도 많고, 대사도 많아서 중간 중간 도망가고 싶었다.


    Q. 평소 '실수로라도 욕을 안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욕을 안 하는 편인데 비틀쥬스 캐릭터를 소화하는 게 괜찮았나.

    그게 살짝 오해가 있다. '객석에서 실수로라도 욕을 안 한다'는 게 평소에 욕을 안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하하! 농담에 한해서는 잘하는 편이다. 팬들이 '김준수는 욕을 아예 못하는데 극에서는 얼마나 연습했으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할까' 생각하더라. 아, 이게 나의 족쇄다 싶었다.(웃음) 재미있게 하는 욕설 정도는 한다. 마음에 찔려서 그 부분은 꼭 정정하고 싶다. 어쨌든 무대에서 시원하게 욕하는 게 처음이니 '괜찮을까?' 싶은 마음도 있고, 관객들이 내가 아는 욕을 잘 받아들일까, 나쁘게 보이면 어쩌지 싶은 걱정도 됐다. 그 어떤 작품에서도 해본 걱정이 아니다. 애초에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는 건 걱정거리 투성이지만, 난생처음 해보는 걱정이 추가되니 몇 번 후회했다.

     

    Q. 동시에 다양한 행동과 대사를 해야 하는 역동적인 작품이다. 체력은 괜찮나.

    저는 집에 있으면 더 아프다. 애초에 체력이 좋은 편이다. 지금도 저의 20대와 비교하면 분명히 차이가 있겠지만, 그때 내 체력은 인간의 영역을 넘을 정도로 좋았다. 말도 안 되게 체력이 좋았다. 거기서 조금 떨어져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훨씬 좋다. 지금 춤을 춰도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Q. 말과 행동이 자유로운 캐릭터를 하는 기분이 어떤가.

    이만큼 자유로움을 만끽할 캐릭터가 별로 없다. 다른 작품을 만나는 게 두려울 정도로 지금 이 자리가 익숙하고 즐기고 있다. 연습할 때는 괴로웠는데 정말 즐기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놀랍고 재미있다. 다른 배우들과 만들어가는 티키타카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Q. 한꺼번에 많은 대사와 행동을 동시에 해야 하는데 어렵지는 않나.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서 마술도 해야 하고, 음향에 맞춰서 대사를 다 해야 한다. 루프가 별로 없다. 그 안에 대사를 욱여넣어야 해서 순간을 놓치면 그냥 넘어가야 할 경우까지 있다. 그래서 자다가도 대사가 줄줄 나올 정도로 연습했다.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가 한번 대사를 읊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세 시간이 넘도록 1막까지 줄줄 외고 있더라. 그 정도로 내 몸에 체득해야 하는 작업이 힘들었다. 대본만 해도 다른 작품의 3배인데, 그 안에 제스쳐도 해야 하고, 슬랩스틱도 해야 하니 두세 작품을 한꺼번에 연습한 기분이 든다.

     

    Q. 초연과 달라진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초연 당시는 코로나 시기여서 '띄어 앉기'를 해야 하고, 8세 이상 관람가에 맞춰서 수위를 조절해야 했다고 하더라. 이번에는 수위를 높여서라도 극의 블랙코미디를 살리자고 했다고 제작진이 말했다. 그때는 소리 내어 웃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당시 제안을 받았을 때 CJ ENM과 작업하고 싶어 고민을 했으나 다른 작품을 하고 있어서 못했다. 타이밍이 안 맞아서 죄송한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관객들이 쇼뮤지컬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던 거 같기도 하다. 이후 뮤지컬 시장이 커지고, 취향이 다양해진 게 느껴진다. 그 변화를 나도 봐왔다. 새드 엔딩이 익숙했던 관객들이 '알라딘' 같은 밝은 작품도 이제는 좋아해 주더라. 완전한 블랙코미디 장르는 시류에 조금 앞서갈 수 있어도, 나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알라딘'을 하며 관객의 웃음소리를 들은 그 맛을 느낀 터라 이제는 준비가 됐다고 느꼈다. 그게 잘 맞아 떨어진 거 같다.

     

    Q. 장면마다 다른 애드리브를 선보여 관객들의 반응이 좋다. 어떻게 준비하나.

    연습할 땐 거의 찌푸린 미간을 붙잡는 순간이 많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매번 장면을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다. 관객을 향한 감사함을 어떻게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팬들도 반응이 좋지만, 일반 관객들도 정말 반응이 좋다. 팬분들은 여러 번 관람하다 보니 똑같이 연기한 부분에는 소리 내어 웃지 않는다. 일반 관객들은 처음 보니까 다 빵 터진다. 다만, 회차마다 다른 애드리브를 하고 있어서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 어제도, 오늘도 달랐는데 내일 똑같은 걸 하면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을 테니까 차마 그게 안 된다. 매일 다르게 연기하는 게 즐겁기도 하다. 찾아가는 재미도 있고. 대표적으로는 '그것조차 아주 유의미해'라는 대사가 있는데 첫날부터 웃기려고 연출님께는 죄송하지만, 허락도 안 받고 'X나 눈치 없어'라고 내질렀다. 그게 더 '비틀쥬스'스럽다고 생각했다. 그 장면에서 관객 반응이 엄청 터지더라. 그래서 그 장면을 계속 바꾸고 있다. 애드리브를 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면서도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계속 모니터링한다.


    Q.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이른바 '가영이 짤' 대사가 김준수 배우의 아이디어라고 하더라. 또 다른 아이디어가 반영된 장면이 있다면?

    “'가영이 짤'은 내 아이디어가 맞다. 정원영 형이 제 아이디어를 듣고 '오, 재미있네'라고 하더라. 창작진은 '관객들이 다 알까?' 걱정하셨다. 그런데 사실 내가 '밈'에 취약한 편이다. 그래서 '내가 알면 모두가 다 안다'고 했다. 역시 빵 터지더라. 그런 식으로 다 함께 만들어 간다. 예를 들어 '김준수 옆을 지나가는 네 남친 같아'라는 대사는 원래 변우석, 차은우였다. 그런데 연출님이 '어차피 널 보러 오는 관객들이 많으니 그냥 김준수라고 하라'더라. 거의 한 달간을 부끄럽다고 거절했다. 그러다 연습 때 한번 해봤는데 다행히 좋은 반응이 나왔다. 세 명의 비틀쥬스의 대사가 다른 장면도 정말 많다. 정원영 형은 성대모사를 워낙 잘하니 '올리브영' 인사말을 하는 대사가 있다. 그런데 나는 성대모사가 정말 안 돼서 그걸 바꿨다. 선택과 집중을 한 거다. 어떤 장면은 제가 귀엽게 바꿔서 미국 연출님이 찡그린 장면도 있다. 하하하! 그런 식으로 셋이 정말 많이 서로 다르다. 다행히 관객분들이 그걸 좋아해 주니 뿌듯하기도 하고, 오히려 재창조하듯이 귀여운 비틀쥬스가 나온 것 같아서 재미있다는 반응도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저보다 어린 동료들이 '비틀쥬스 어때요?'라며 작품에 관심을 가지는 게 더 뿌듯하다. 많은 후배에게 이 작품을 해보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연한 것도 있다.

     

    Q. 일각에서는 넘버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비틀쥬스'를 알리기 위해 18년 만에 음악방송에 출연했는데 어땠나.

    이 작품은 노래로는 절대 맛을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솔로곡이라고 표현할 만한 노래가 많지 않다. 장면 속에서 봐야 재미있는 노래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처음으로 노래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 오히려 이걸 어떻게 텐션 높게, 웃기게 대사를 잘 살릴 수 있을지 부담이 크다. 새로운 부담이다. 다른 거 할 때는 고음으로 목도 풀고 하는데, 이 작품은 어떻게 애드리브를 할지, 어떤 연결을 할지 고민한다. 부담의 포인트가 달라진 거다. 그래도 대표곡으로는 '세이 마이 네임'을 꼽을 수 있겠다. 음악 안에 무조건 박자를 맞춰야 하는 대사들이 많다. 노래하는 것도 미치겠는데 그 제스처를 함께 해야 하니 도망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걸 해내니 정말 재미있더라. 장르적으로도 뮤지컬에서 헤비메탈, 락, 탱고까지 다 나오는데 그런 작품이 몇 없다. 그게 '비틀쥬스'의 매력이기도 하다. 최근에 엠넷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했는데, 오랜만의 음악 방송이라 떨렸다. 내가 카메라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잘 찾았더라(웃음)


    Q. 비틀쥬스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나. 이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비틀쥬스는 인간이 아닌 인외 캐릭터다. 원작과는 맞지 않을지언정 저 스스로는 유령 '캐스퍼' 같다고 생각했다. 관객으로부터 '김준수라 해도 이건 너무 섣부른 건 아니야?'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좋은 반응으로 봐주시는 걸 느끼니까 앞으로 다른 장르를 해도 두려움이 없어질 거 같다. 이젠 못할 작품이 없겠다 싶다. 어떤 역할도 다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긴다. 사실 배우는 배역이 주어져야 하는 건데, 관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기회였다. 팬분들이 있기에 내가 이런 도전을 해볼 수 있었다. 이렇게 도전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시간 내서 보러 와 주시는 분들이 푯값 아깝다 생각하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그 마음 변치 않고 연기하겠다. 그래서 부담도 더 크긴 한데 부담감 크다고 징징대기보다는 감사함이 훨씬 크기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감히 하면 안 될 거 같다.

     

    Q.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되나.

    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2028년까지 스케줄이 다 차 있다고 말했는데 그게 맞다. 그 안에 새로운 작품도 있고, 10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 일정도 있다. 많은 기대해 달라. 관객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저 애드리브 타율 정말 높습니다. 저 정말 웃겨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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