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1. 배우 김준수의 뮤지컬 캐릭터 구축, 연출에 제안한 아이디어, 그의 캐릭터와 아이디어가 작품에 끼친 영향 등을 모아서 기록합니다.
2. 배우 김준수의 빛나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한 글에 모아서 보고자 정리한 글로, 이와 동일한 목적의 범위 내에서만 공유 가능합니다. 본문의 일부만을 캡처 등으로 공유∙인용하실 때는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하여 글의 주소를 함께 기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게시 목적과 상충하는 의도로 공유∙인용∙열람을 일절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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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무대 위의 매 순간을 단 하루처럼 살아내는 배우 김준수에게 깊은 사랑과 존경을 표합니다.
#01. 죽음이기 때문에 3명의 느낌이 다를 수 있다
Q.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함의를 품은 캐릭터를 맡았다. 함께 캐스팅된 류정한, 송창의 토드와는 경력이나 연기 면에서 많은 차이가 날 텐데 샤토드를 어떻게 만들었나.
굳이 따지면 하이드의 이미지에 좀 더 달콤함이 첨가된 정도? 내가 뮤지컬에서 그런 역을 해본 적이 없어서 다들 감을 잡기 어려울 거다. 초월적인 존재야말로 답이 없기 때문에 자율성이라는 면에서 더 다양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 형들에 비해 춤을 많이 추고 동적인 토드가 될 거다. 죽음이기 때문에 3명의 느낌이 다를 수 있고, 그래서 의상이나 헤어에서도 굳이 통일성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
#02. 그렇다면 죽음이란 존재를 가장 ‘나답게’ 표현해보자 싶었다
Q. 역할을 제안 받았을 때 기뻤겠다.
사실 많이 망설였다. 죽음이라는 단어 자체가 우선 무겁게 다가왔기 때문에. ‘무게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캐릭터를 표현하기에 내가 좀 젊은 게 아닐까?’ 물론 최고의 뮤지컬, 좋은 배역인 것은 알겠지만 과연 내가 했을 때 어울릴까를 먼저 고민하게 되더라.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거니까. 그런데 한편으론 이 죽음이라는 역할을 과연 누가 단정지을 수 있나, 그건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더라. 죽음은 할아버지일 수도 있고 어린아이일 수도 있고 섹시한 젊은 남자일수도 있고 배 나온 아저씨일 수도 있지 않나. 아, 그렇다면 죽음이란 존재를 가장 ‘나답게’ 표현해보자 싶었다. 막상 시작하니 <모차르트> <천국의눈물>에 이어 뮤지컬 배우로서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든다.Q. 무엇보다 죽음이란 캐릭터를 저렇게 섹시하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싶어 놀라웠다.
(류)정한이 형, (송)창의 형과 트리플 캐스팅이 됐는데 세 명이 각자 자유롭게 캐릭터를 해석하기로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중후함이나 무게감이 형들에 비해 많이 떨어질 것 같더라. 과연 중후함과 맞설 가장 팽팽한 힘이 뭘까 고민했고, 젊고 섹시한데 약간의 악랄한 느낌이 풍기는 쪽으로 가보자 했다. 그래서 처음엔 걸음걸이도 신처럼 멋지게 표현했다가 섹시한 느낌이 묻어나야 하니까 고양이처럼 어슬렁거리는 느낌을 줬고. 그런 디테일들을 다행히 알아주시는 것 같아 보람차더라.
#03. 동료도 감탄한 샤토드 특유의 걸음걸이
초연 엘리자벳 죽음의 천사 역 배우들의 SNS 대화: “무대 위에서의 준수의 워킹은 연구대상이다.”
#04. 김준수 죽음의 ‘숨연기’
Q. 두 번째 <엘리자벳> 공연을 앞두고 있어요. 연습하면서 달라졌다고 느낀 건 없나요?
달라졌다기보다 이제는 제가 말하면 따라오는 느낌? 첫 연습 간 날 형식 씨, 레오 씨도 있는 자리에서 ‘죽음’ 연기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더니 둘이 맞장구치면서 그게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본 연출자 누나가, 준수 오기 전에는 맨날 듣고만 있었는데 준수가 오니까 숨통이 트였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죽음’ 역할을 맡았을 땐 저도 막내였고 선배님 의견을 따랐는데, 이젠 저를 따라온다는 게 이상했어요.
Q. 김준수의 ‘죽음’은 어떤 면에서 다른 배우의 ‘죽음’과 다르다고 생각해요?
전 세계에 수많은 ‘죽음’이 있잖아요. 뮤지컬 제작사 EMK에서 ‘죽음’ 역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제 영상을 먼저 보여준다고 하더라고요. 절대 다른 사람이 못 한다는 게 아니고 각자의 색깔이 있는데, 제가 처음 한 거니까….
Q. 근데 목소리가 왜 이렇게 작아져요.
욕먹을 수 있으니까….
Q. 만들어가는 과정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참여했나.
라이선스 뮤지컬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반영이 어렵다. 장진 감독님은 배우들의 의견을 많이 수렴해주셨다. 엔딩 같은 경우도 원래는 이연이를 옥상에서 안으면서 그냥 끝나는 거 였는데, 이연이가 “또 봐” 그러면 지욱이 “우리 또 봐”라고 말하는 대사를 넣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이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 아리송하다는 의견들이 있어서 함축적인 말 한 마디가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았다. 의견을 냈더니 흔쾌히 받아주셨고, 관객들이 그 대사로 극을 더 쉽게 이해하고 좋아해주시더라.
#01. 저의 조건은, 무대에 돈을 많이 들여야 된다
14-12-30 XIA Ballad & Musical Concert with Orchestra Vol.3 토크 중
- 이 노래(Loving You Keeps Me Alive) 때문에 드라큘라를.. 하게 된 이유도 있어요.
사실은, 사실은 쪼끔 망설였었어요. 브로드웨이..를 보고...
....
아...
내가 연기를 얼만큼 잘한다 한들.. 우선은 이.. 뭐라고 해야 될까, 가시적인 효과가 도와주지 않으면, 어.. 나는 드라큘라가 아니라 빨간 머리 앤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생각에 좀.. 망설였었는데.
Loving You Keeps Me Alive 노래를 듣고 어, 전 정말 노래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노래를 부르고 싶더라고요.
제가 불렀을 때 예상을 해보니까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 조건이 있었어요. 저의 조건은, 무대에 돈을 많이 들여야 된다. 그러지 않으면 나 못 합니다.
보시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 지금까지 나온 감히.. 뭐, 라스베이거스 쇼 빼고, 뮤지컬 중에서는 가장 무대가 멋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뭐 사실 이것저것, 저의 드라큘라 멤버들이 너무나 화려한 배우들이 많아서, 무대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뮤지컬 무대들을 하고 오신 분들이 하나같이 얘기한 겁니다. 무대는 영락없는 일등이다~ 너무나 즐겁게 했고.
#02. 가시적인 효과가 서포트를 해줘야되는 극이겠구나 생각했다
14-12-31 XIA Ballad & Musical Concert with Orchestra Vol.3 토크 중
- 처음에 그 드라큘라 제안이 왔을 때 어.. 브로드웨이 판을.. 브로드웨이 버전을 이렇게 모니터를 했어요.
어..
이건 좀.. 정말.. 뭔가 가시적인 효과가 무대에서 이런 뭔가 드라큘라로서 이렇게 노래를 해도 정말 아, 이게 드라큘라구나 라고 이렇게 느껴질 수 있을 만한 모든 여러 가지 장치들이나 무대들이 많은 서포트를 해줘야되는 극이겠구나 생각을 해서,
어 브로드웨이를 봤을 때는 전혀 그런 느낌이 안 들어서.. 아 이거, 처음에는 약간 솔직히 망설였었는데, 어.. 무대를 멋있게, 정말 무대, 어.. 많은 자금을 확보한 후 무대에 이렇게 좀 많이 공을 들이지 않으면 좀 어렵지 않을까, 이 극 자체가.
그래서, 근데 정말 결과적으로 너무나 많은 또.. 협력 팀들이 너무나 많이 잘 도와주시고, 멋지게 만들어져서 많은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하나의 극이 올해 또 2014년에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6-06-25 XIA 김준수 정규 4집 팬사인회 QNA
- She라는 노래 자체가 원래는 이게 옛날에 옛날 옛날에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거는 그냥 대사였구요. 대사로 얘기를 하다가, 신↗이시여↗ 하면서 이제 내가, 아내, 엘리자벳사를 죽인..거를 보고 나서의 화나고 나서부터가 She가 원래 나오는 거였어요. 그 부분만.
근데 이제, 그거가 원래 그렇게 연습을 하려고, 돼 있었고 그렇게 가사도 아예 다 써져 있었는데, 전 이 노래로 전부 다를 표현했음 좋겠다아- 이제 처음부터 끝까지 표현했음 좋겠다 해서 처음에는, 어... 약간 연출님도 아니다 아니다 했었는데, 우선 또 이제 가사를 써서 하고 나니까 에, 좋다고 해서, (She가 노래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19-04-23 드라큘라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인터뷰
- 뮤지컬 드라큘라에서는 Last Standing Man, She, Nosferatu Recit 3곡이 추가됐고 이는 김준수의 음색에 맞춰 작곡한 곡이라고 하니 그의 한국 뮤지컬 배우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16-06-25 XIA 김준수 정규 4집 팬사인회 QNA
- 반헬싱이랑 싸우고 나서, 떠나잖아요. 그 다음에, 이제 같은 노래지만 다른 감정으로 그댄 내 삶의 이유를.. 앞에 한 소절 부르잖아요. 그거가 제 아이디어에요.
이거는.. 뭔가. 내가 그토록 400년 동안 갈구하고 찾았,고, 기다렸던 그 사랑을.. 난 이렇게 믿어 왔는데 내 사랑이 어.. 잘못된 방법이었구나. 혹은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 사랑..이 나의 그 방식이 잘못된 거였나? 근데 그거를, 그때 미나를 처음 봤을 때 불렀을 때 감정이지만,아니 다른 감정으로 이제 그 가삿말을 떠올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얘길 했었..는데. 아 근데 사실 이거 얘기하면 안 되는 거였기도 했는데. 왜냐면, 연출님이 마음에 드셨나봐요. 진담 반, 농담 반 장난식으로, 준수야 이거는, 내 아이디어라고 얘기해줘야 돼? 너의 아이디어로 얘기하면 안돼? 그러면서 오케이를 하셨던..
#01. 피가 머리로 전이된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죠
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년 1월호 김준수 인터뷰
- 김준수가 연기하는 드라큘라는 초현실적인 캐릭터인 만큼 내외적으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처음엔 고민이 있었죠. 기존의 공연을 찾아보니 드라큘라 역의 배우들은 다들 베이스 톤에 중후한 매력이 돋보이더라고요. 저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이미지였죠. 나는 어떤 방식으로 관객들을 설득해야 할까? 기존의 드라큘라는 블랙의 올백 머리였지만, 제가 그 스타일을 한들 중후해 보일 것 같지 않았어요. 계속 고민했어요. 비록 내가 미소년은 아니지만(웃음) 미소년 느낌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초월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니, 빨강 머리가 생각났어요. 더불어 ‘Fresh Blood’ 장면에서 백발인 드라큘라가 피를 빠는데, 그때 피가 머리로 전이된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죠.”
그 결과, 김준수의 드라큘라를 상징하게 된 강렬한 레드 컬러, 알고 보면 그것이 완성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시도인 만큼, 테크 리허설 때까지도 모두가 반대를 했어요. 저는 10년 넘게 항상 무대 위 제 모습을 상상하는 작업을 해왔거든요. 그래서 그 예상이 잘 맞아요. 매일 생각해 봐도 이건 관객들이 좋아할 것 같았어요. 누가 뭐라 해도 제 자신을 믿기로 했죠.”
물론 그의 선택은 적중했고, 그로 인해 드라큘라의 새로운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당연히 힘든 면도 있어요. 만날 머리에서 빨간 물이 빠져서 베개를 열 개도 넘게 바꾼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자칫 시간이 지나면 분홍 머리가 돼 버리거든요. 그럼 그냥 아이돌 느낌이 나버려서 안돼요. 힘들더라도 5일에 한 번꼴로 계속 빨간색으로 염색을 해야 했어요.”
#02. 피를 마셨던 게, 머리로 전이된다는 상상을 하면서..
-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준수 씨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는 항상 40~50대 남자 배우가 맡았는데 준수 씨가 저에게 와서 ‘이 캐릭터를 좀 다르게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20대 초반에 뱀파이어가 된 캐릭터로 바뀌었죠.
그로 인해 뮤지컬 안 모든 상황이 바뀌게 됐어요. 이후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평균연령이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났어요. 스토리도 다르게 해석했고요. 결국은 전세계적으로 ‘드라큘라’가 준수의 아이디어로 가고 있어요. 이제는 20대 드라큘라 배역을 찾고 있답니다.
“김준수의 아이디어로 드라큘라가 재탄생해 전세계 드라큘라가 젊은 캐릭터로 설정이 바뀌며 뮤지컬 안에 모든 상황이 바뀌게 됐고 스토리도 다르게 매력적으로 발전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드라큘라가 김준수의 아이디어와 노선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 며 김준수의 캐릭터 해석에 대해 극찬했다.
16-06-25 XIA 김준수 정규 4집 팬사인회 QNA
- 데스노트 같은 경우도 그 난간 위에 올라가는 것도, 그거는 공연 당일날...
왜냐면 무대를 그때 이제 제대로 봤거든요?
근데 공연 당일날 이렇게 봤는데 난간 보니까, 약간, 그... 모습 자체가 엘을 딱 상징하는 어떻게 모습인데, 거기에 난간에 올라가면 좋겠다아- 란 생각을 이제 테크리허설 같은 걸 하면서 어.. 이제 생각이 든 거죠.
원래 이제 연습실에서 할 때는 이제 세트..를 볼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사실, 뮤지컬은 진짜 쎄트가 중요한 게, 쎄트를 통해서 생각나는 아이디어나 동선들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이제 딱 데스노트를 들어..같은 경우에 제일 컸던 게 그... 점이 보여서, 어, 올라가겠다. 물론 좀, 근데 이제 처음에는 난간이 너무 얇죠. 너무 얇아서, 거긴 아예 뭐 설 수조차 없고 그 제가 이제 어떤 쐬로 한,딱 십오센치? 정도만 주면 한 번 연습을 해 서..볼 수 있지, 해보겠다 그래서 이제 급하게 당일날 해보더라구요. 그래서 달아줬어요. 연출님이 보고 판단하시겠다고. 근데, 했는, 했는데 연출님이 이제-쿠리야마 연출님이 너무 맘에 들어 하셔서. 음, 그때부터는. (난간에 올라가게 되었다)
16-06-25 XIA 김준수 정규 4집 팬사인회 QNA
- 사실은, 하다 보니까 (티가) 늘어나서, 놀래가지고 수선도 하고 막 바꾸..면서 입었는데 이제.. 들어보니까 늘어난 걸 좋아하신다고. 늘어나지 않고 이케 막 쨍쨍한 티셔츠를 입고 오면 여러분들이 되게 막 아쉬워했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막 그, 저의 그, 안의 가슴이.. 다 보일 정도만 아니면~ 어느 정도, 어깨..라인 정도?는 보여, 보여지게 해야겠다 해서 일부러 그렇게 수선을 다 했었어요. 나중에는. 한 30회 지나곤가? 30,40회 지나고, 거의 마지막 부분,마지막쯤에 했는데. 그렇게.. 어느 정도 또 반영을... 했어요. 에.
16-08-08 / 16-08-14 김문정 작곡가 인터뷰
- “노래 너무 좋아요!!! 재밌게 잘 만들어 보아요~~~”
김문정 작곡가는 깜짝 놀랐다. 김준수가 보낸 문자였다. 3년 전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워크숍 공연 때 작곡했던 노래를 듣고 보낸 문자였다. 한국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작곡을 의뢰받고 망설이고 있던 김문정 작곡가는 김준수가 보낸 문자를 보고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당시는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시기였다. 준수 문자를 받고 ‘한 번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 ‘노래가 너무 좋다’고 문자를 보내왔던 김준수는 지난해 ‘데스노트’ 공연 중 이 작품의 행방을 다시 물었다. ‘군대 가기 전에 올리고 싶다’고 했다. 이때부터 제작이 급물살을 탔다.
#01. 준수 아이디어 덕분에 커튼콜도 살리고 명곡도 살리고
16-09-08 도리안 그레이 제작발표회 김문정 작곡가 인터뷰
- <도리안 그레이>의 관객후기를 보면 커튼콜이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도리안 그레이>의 커튼콜은 단순한 인사 시간이 아닌 스토리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데 이 아이디어는 김준수의 의견에서 출발했다.
“비밀을 귀뜸하자면 커튼콜에서 부르는 곡은 원래 포함이 안 될 뻔했던 넘버예요. 너무 마음에 드는 곡이지만 러닝타임이 길어질까봐 빼려 했는데 준수 씨 아이디어 덕분에 살릴 수 있었어요. 준수 씨가 ‘그 곡 커튼콜에 넣어서 불러보면 어때요?’ 했을 때 연출님이랑 저랑 ‘우리 이제 됐다’며 팔짝 팔짝 뛰면서 좋아했어요.”
#02. 그 노래를 살려준 게 김준수 배우입니다
- 김문정 음악감독은 이 날 커튼콜 음악의 선정에 대해 김준수 배우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커튼콜 장면을 (관객들이) 굉장히 좋아하시는데, 사실 그 곡을 못 들려드릴 뻔 했어요. 사실 성남이 지리적 여건 때문에 저희가 러닝타임을 계산해 봤을 때 그 노래를 포함시킬 수 없어서 마지막 순간에 그 노래를 빼자고 결정을 했었는데, 그 노래를 살려준 게 김준수 배우입니다. 김준수 배우가 ‘커튼콜에 그 노래를 해서, 같이 한번 불러보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내서 손뼉을 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또 고마운 게 배우들이 세 시간의 무대를 통해 끝내면서 인사도 받고 싶고, 자신들의 대표곡을 메들리로 하는 것의 형식의 엔딩이 아닌 '저희가 마지막 노래를 통해 엔딩을 맺고 싶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셔서 그 곡을 할때마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03. ‘레퀴엠’은 김준수의 아이디어로 커튼콜에 사용된 것
- <도리안 그레이>의 커튼콜에서 부르는 ‘레퀴엠’은 원래 장례식 장면을 위해 작곡된 뮤지컬 넘버였다. 공연 직전 러닝타임 문제로 삭제될 뻔했지만 도리안 역의 김준수의 아이디어로 커튼콜에 사용된 것. 원래 브랜든 부인의 솔로로 시작하는 곡이었기 때문에 커튼콜에서도 이를 살려 브랜든 부인이 노래를 시작한 후 조연부터 주연까지 커튼콜 인사 순서대로 노래한다.
16-12-11 XIA Ballad & Musical Concert with Orchestra Vol.5 지니타임 QNA
- ‘넌 누구’라는 곡에서 원래는 이제 뭔가 이렇게 마지막 초상화를 어.. 다락방에 넣을 때 원래는 초상화만 들고 들어가는 거였는데 뭔가.. 둘의 대립이잖아요. 그 그림 속의 나와 그걸 마주하고 있는 나. 그래서 이거는 그냥 그림만 내가 들고 들어가는 것보다는 약간의 힘겨루기를 하면서, 정말 그림 속의 사람이 의인화돼서 나왔으니, 그 사람을 밀고 내가 다락방에 같이 집어넣는 식으로 하는 게 어떻겠냐. 뭐 이런.
16-12-09 XIA Ballad & Musical Concert with Orchestra Vol.5 토크 중
- 제가 여기서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 (마지막 넘버) ‘도리안 그레이’의 제목을 지은 건 접니다. 원래 무슨 제목이었죠? 이지나 연출님이 얘기했던 건? 나 빛나는 젊음. 나 빛나는 젊음인데, “아닙니다. 도리안 그레이, 로 모든 게 말이 될 것 같습니다.” 해서 이렇게 된 겁니다.
어 도리안 그레이의 정말, 음.. 여생을 담은, 이 한 곡에 다 모든 게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곡 들려드리겠습니다. 도리안 그레이.
- (상략-전문은 위 출처에서 확인해주세요) 커튼콜이 끝나고 들어올 때 어느 날 갑자기 (중략) 제가 반지를 끝까지 끼고 있다는 걸 그때 뭔가 인지를 하게 된 거예요. 2주 전쯤, 끝나기 2주 전쯤.
이것..을, 이것을, 연출님이 지금도 의도하고 생각을 해서 빼지 않게 한 건지, 어.. 까먹고 못 빼게 한 건지,안 빼게 한 건지.. 따로 피드백을 안 준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는데ㅡ왜냐면 미국에 가셔가지고.. 첫 주 이후에.
그걸로 어느 순간 2주 정도 전부터, 사실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너를 잊지 않았다라는 게 반지를 보여주면 너무 큰.. 그.. 그걸 보여줄 수 있겠다, 기네비어한테, 그리고 관객들한테도 많은, 그런 감동을 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은.
근데 이제 막상.. 그래도, 어떤, 짜여진 것을 갑자기 뭔가 바꾼다라는 게 사실 그렇게 쉽게 그렇게 접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 마음ㅡ그런 생각만 했지, 마음을 먹진 못했었어요.
근데 이제 사실 그걸 하기 전, 바로 전날이죠. 쎄미막이라고 해요. 그니까 마지막 회 전날부터 그거를(장갑 벗는 것을) 제가 두 번을 그렇게 했는데, 그 전날에도 그걸 할 생각이 없었어요.
근데, 그냥 그 씬에서 저도 모르게, 몰입하다가, 내 사랑이 아직도 너를ㅡ그니까 대사에 그게 있어요,
“기네비어 돌아와 줘.”
“아직, 내가,난 이미 용서했으니까 너가 내 옆에 있어 줬으면 좋겠어.”
이 대사에 정말, 그 대사 그대로 내 마음을 표현하려고 하다 보니까 정말, 이 반지를 보여주는 것밖에 없겠더라고요. 갑자기 그게 너무 와닿아서. 저도 모르게 그냥 벗고 말았어요.
카멜롯으로 돌아와 줘, 나는 너를 용서했어.
그래서 사실 너를, 그니까 이 반지를 보여준 의미는 내가 너를 이 카멜롯에서 추방한다고 했지만 난 그래도 너를 한 번도, 단 한 번도 잊지 않았었어, 어.. 그거를.. 그 반지를 보여주면서 제가, 그게 됐어요 저도 모르게. 그렇게.. 갑자기.
생각은 했지만, 순간 그 모션을 한 건 정말 저도 모르게 나온 느낌?
그래서 오히려 (김소향)배우가 좀 놀랬을 수도 있는데, 근데 오히려, 오히려 더 빵.. 눈물을 너무 흘리시더라고요. 그래서, 나가자, 그 끝나자마자 나가서 ‘너가 그렇게 하면 내가 너무 슬프잖아..’ 하면서 너무 좋았다고, 다행히도.
#01. 이번에 캐스팅되고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어요
- 순수하고 명랑했던 볼프강을 가장 잘 표현한 넘버라고 생각해요. 이 곡이 있어야 요절 직전 그의 비극적인 인생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지난 시즌에는 이 넘버가 빠져서 이번에 캐스팅되고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어요.
#02. ‘빨간 코트’를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이번 공연에서 의견을 낸 게 있나.
넘버 ‘빨간 코트’를 어필했다. 내가 초연과 재연에 참여했고 이번이 육연이다. 그 사이 엄청 많이 바뀌었더라. 전 시즌엔 ‘빨간 코트’가 없었다고 하더라. 나는 ‘빨간 코트’가 정서상 모차르트의 성격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집약체라고 생각했다. 모차르트의 밝고 명랑하고 쾌활하고 장난기 많은 성격과 음악을 쓰는 걸 행복해하는 모습을 그 곡에서 보여준다. 그 곡이 빠지면 대비가 되지 않으니까 슬픔도 반감될 것 같았다. 그래서 엄홍현 대표님한테 ‘빨간 코트’를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회의에서 연출님도 좋다고 하셔서 넣었을 것이다.
#01. ‘황금별’은 모차르트에게 ‘주문’ 같은 거예요
- 이번 시즌 커튼콜 곡인 ‘황금별’ 장면에서도 연출을 설득해 자기 스타일을 지켰다. ‘황금별’은 모차르트에게 ‘주문’ 같은 거예요. 하고 싶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었던 걸 남작 부인의 노래를 통해서 깨닫게 되죠. 그때 누구보다 황홀할 것 같아 이에 맞는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02. 그 얘길 했더니 설득이 됐다고 그렇게 하라고 인정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 의견을 낸 게 있나.
첫 연습 때 내가 초연의 기억 그대로 남작부인이 ‘황금별’을 부르면 되게 행복하게 쳐다봤다. 근데 연출님께서 왜 그렇게 하는지 물어보시더라. 황금별을 봐야 되는데 아빠가 막는 것에 있어서 분해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자신을 설득시켜 달라고 하셔서 나는 황금별이 모차르트의 주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금별을 찾기를 원하는 만큼 뭔가 하고 싶은 게 있는 건데 말로 설명되지 않았던 걸 남작부인이 그 노래를 통해서 힌트를 준다. ‘그래 맞아, 내가 아빠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이거였어’라는 생각이 들게끔. 황금별이 꾸민 것이고 진짜 별은 아니지만 후렴을 하면서 자신이 지금까지 찾으려고 했지만 찾지 못한 황금별 환상을 본다. 그땐 누구보다 황홀할 것 같다.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가장 해맑고 정말 금은보화를 본 듯한 표정과 마음을 지니려고 한다. 그 얘길 했더니 설득이 됐다고 그렇게 하라고 인정을 받았다.
※ 재연 모차르트! 엔딩과 관련된 이야기의 정확한 출처를 찾고 있습니다. 알고 계신 분은 말씀 남겨주시면 너무 감사드릴 거예요